BIRDNTREE HOME FURNISHING & BIRD’S KITCHEN REMODELING

(새와나무 홈퍼니싱 & 버드 키친)




프로젝트의 배경
서울시 관악구 대학동(구 신림9동)은 사법고시가 성행하던 시절 수많은 고시생들이 몰리면서 각종 고시학원과 고시식당을 비롯한 상권이 형성되었다. 고시생이 많아서 고시촌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2017년 사법고시 폐지 이후 침체기를 맞았으나 불어나는 공무원 시험 수요에 대응하여 종목 전환을 하였으며 현재는 공시생과 인근 서울대 학생 및 값싼 주거를 찾는 사회 초년생들이 유입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지하철 역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20분간 이동해야 도착하는 다소 고립된 동네이지만 비교적 주거 임대 시세와 생활 물가가 저렴하게 형성되어있고 젊은층의 거주 공간은 주로 일사분란하게 만들어진 원룸(고시원)이다. 화장실과 욕실, 세탁, 주방을 작은 면적에 우겨넣은 원룸에서 나름의 지혜를 강구해 살아가는 모습은 최소 거주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고시생을 위한 주거유형으로 등장한 미니원룸
고시원과 원룸의 중간 어느 지점에 ‘미니원룸’이라는 주거유형이 있다. 미니원룸은 개인 욕실은 갖추어서 고시원보다는 프라이빗하지만 원룸과 다르게 주방이 없다. 끼니를 밖에서 해결하고 방 안에서 공부하거나 잠자는 일이 거진 수험생의 요구에 맞추어 발생하였다. 보증금은 월세의 두 배정도 이고 길면 1년 짧으면 3개월단위로 머물다 가는 방식은 쉐어하우스나 고시원과 비슷하다.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는 하나 단기 거주가 목적인 수험생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유형이다. 

새와나무도 미니원룸으로 운영되던 곳이다. 새와나무라는 건물의 이름은 새처럼 도시를 떠돌며 혼자 살아가는 1인 가구를 나무 같이 품어주는 집이라는 뜻으로 붙여졌다. 이 프로젝트는 개인실의 컨디션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고 공용공간을 창출하여 사람들이 물리적으로나 관계적으로나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리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개조 전 미니원룸





개인실 진입
1층에서 보안키를 열고 들어오면 공용공간과 우편함을 지나서 6개의 개인실이 복도를 따라 양 쪽으로 배치되어 있다. 각 실은 방화문으로 구획되어 있으며 현관을 열면 옷장+신발장 모듈과 침대+책장 모듈, 커텐까지 3개의 레이어가 복도로부터 적절하게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숙면과 공기질
개인실에서는 숙면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고, 청정한 공기를 제공하고, 물건의 적절한 자리를 찾아주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았다. 반복되는 고단한 일상의 루틴에서 무엇보다 잠을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가구의 배치와 높이, 재료, 패브릭, 조명, 백색소음 등 잠이 잘 올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였다. 모든 가구는 재단과 조립, 마감까지 직접 제작하였다. 잠의 질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판단했던 것은 실내 공기질이다. 미세먼지가 들끓는 서울에서 거의 필수가 되어버린 공기청정기를 모든 개인실과 공용공간에 비치하였다. 상시 돌아가는 또한, 건물이 지어질 당시 방음벽이 제대로시공되지 않아 소음이 새어나가는 취약점을 보완하는 작업도 동반되었다.

다양한 쓰임을 제공하는 충분한 수납
넉넉한 수납공간과 냉장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전신 거울이 있는 화장대 등 작지만 모든 것을 갖춘 공간이다.
 
좁은 원룸에 살다보면 계속 불어나는 짐들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방 안 곳곳에 쌓아두곤 한다. 온갖 잡다한 물건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찬 방에서는 마음도 어지럽다. 다양한 용도의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가구를 제작하였다. 입주자들은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따로 가구를 사들이지 않아도 삶에 필요한 물건들을 제 자리에 두고 쓸 수 있다.
협소한 예산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재료의 폭은 제한적이었다. 합판과 각재를 사용하여 공간을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좁은 방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쓰이는 방법을 고민하였다.

일반적으로 고시원이나 작은 원룸에서 침대 위 공간은 휑하게 비어있거나 빨래를 널어두는 용도로 쓰인다. 책상 높이로 들어올려진 침대는 천장이 낮아 안락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비워진 하부 공간은 부피가 큰 짐을 보관하거나 숨고 싶을 때 들어갈 수 있다.








자연재료와 따뜻한 분위기
모든 가구는 합판과 각재로 제작하였다. 원목이 주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커텐을 비롯한 소품 및  조명의 컬러도 화이트 톤온톤으로 매치를 하여 공간을 조화롭게 하였다.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무난하면서도 배경이 되는 톤이다. 기존에 주광색 형광등이었던 조명은 고루 분포된 전구색 매입등으로 교체하였고 일상에 필요한 조도는 확보하면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의 손을 타고 멋스럽게 늙어갈 수 있도록 책상을 비롯한 모든 가구의 표면에는 수 차례에 걸친 오일 마감을 하여 물에 젖는 오염을 방지했다.  

혼자가 아니라고 말을 건네는 공용공간
개인주의가 팽배한 무연사회에, 특히 이런 건물에서는 방문을 닫는 행위 하나로 철저하게 주변으로부터 격리된다. 공용공간에서는 방 안에서 홀로 고립된 기분이 들지 않게 입주자들간에 느슨한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하였다.

방으로 향하는 복도 벽을 따라 우편함을 비치되어 있다. 칸막이가 없이 열린 우편함은 내 옆방과 앞방에 누군가 살고 있음을 인지하게 하는 장치이다. 


느슨한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는 테이블
101호와 102호 사이의 벽을 뚫어 공간을 하나로 확장하고 그 사이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4.8m 길이의 거대한 테이블을 제작하였다. 사선의 테이블은 어디선가 날아와 벽을 뚫고 착륙한 듯한 인상을 준다. 양 끝이 라운드진 테이블은 수직 수평 라인이 돋보이는 주방과 조화를 이루며 편안함과 동시에 약간의 긴장감을 부여한다. 8개의 좌석이 있는 테이블은 식탁으로, 책상으로 다양하게 사용되며 이용자들의 자연스러운 마주침을 의도하였다. 순환하는 듯 순환하지 않는 동선, 개방 정도의 컨디션이 모두 다른 8개의 좌석, 옆 사람과의 다소 비좁은 간격은 지나갈 때 양해를 구하거나 어색한 인사를 한 마디라도 더 하게끔 하려는 목적에서 의도한 디자인이다.









새들의 주방, BIRD’S KITCHEN
주방의 배치는 테이블을 등지고 창을 바라보는 형태이다. 오른쪽 벽은 통창을 내고 외부에서 주차장을 통해 열린 곳이다. 주방에는 간단한 조리가 가능한 전자레인지, 토스트기를 비롯해 인덕션과 싱크를 설치하였다. 리뉴얼된 1층 외에도 전 층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기존에 복도 계단실에 있던 정수기와 전자레인 작은 목적으로 빈번하게 들락날락하도록 의도 하였다.

공용 냉장고에는 누구나 나눠먹고 싶은 음식을 넣고 싱크대 하부의 24개 서랍은 개인실 당 한 개씩 제공된 사물함으로 개인 식재료나 가공품, 조리도구 등을 보관할 수 있게 하였다. 이 곳에서 마주하지 않더라도 서랍에 넣어두는 것들을 보면서 같이 사는 누군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브랜딩
새롭게 리뉴얼된 [BIRDNTREE]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일러스트를 디자인하고 공간이용 안내서를 엽서 형태로 제작하여 각 개별실과 공용공간에 비치하였다.


작은 방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타인과 함께 쓰는 공간이 갖는 문제들이 여전히 있으나 깨끗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하루의 시작과 끝을 채워주는 집, 나무에 잠시 쉬어가는 새들처럼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품어주는 집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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