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은 무엇입니까?

지구라는 별 위에, 당신만의 소중하고 빛나는 별을 함께 짓습니다.
별의별건축사사무소는 201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작해
단독·협소주택과 한옥, 다가구, 풀빌라 펜션, 카페·상업시설의 설계와 인테리어,
공유주택 기획·운영까지 대안적인 삶을 담는 공간을 만듭니다.







복조리시장

BOKJORI MARKET STALLS

시장 골목의 작은 집들


맞배지붕을 인 시장 점포 두 채의 렌더. 어두운 골함석 지붕 아래 거친 나무 기둥과 보가 서고, 앞쪽 점포의 박공벽에는 '빵집'이라는 이름이 크게 쓰여 있다. 앞에는 천 차양 세 개가 골목 쪽으로 나와 있고, 그 아래 나무 진열대가 놓였다. 기둥 옆에는 나무 루버 벽에 작은 이름판이 걸렸고, 두 점포 사이는 반투명한 벽으로 이어진다

복조리시장 점포 계획은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의 골목에 맞배지붕을 인 작은 집 모양의 점포를 세우는 기본계획이다. 2023년 9월, 두 주 동안 손영민 소장과 박소영 소장이 번갈아 모델을 고쳤다. 점포 한 칸이 앉을 자리는 가로세로 4m 남짓, 높이는 3.5m쯤이다. 골함석 지붕 아래 거친 나무 기둥이 서고, 박공벽에는 가게 이름을 크게 쓴다. 앞에는 차양을 내밀고 진열대를 골목 쪽으로 놓는다. 뒤쪽에는 주방을, 지붕 밑에는 창고를 둔다. 점포의 옆벽은 나무 루버로 짜서 이름판을 거는 간판 벽으로 삼았다. 한 칸짜리 점포와 두 칸을 붙인 점포, 두 가지를 그렸다. 가게라는 말이 처음 생겼을 때처럼, 시장 골목에 작은 집들이 늘어선 풍경을 다시 그려 보았다. 점포는 실제로 지어지지 않았다.

프로젝트  복조리시장 점포 기본계획
위치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
용도  전통시장 골목의 점포(진열대, 주방, 창고)
규모  점포 한 칸의 자리 약 4×4m, 높이 약 3.5m, 지붕 밑 창고. 한 칸형(뒤 모서리를 비스듬히 자른 오각형)과 두 칸형
재료  골함석 지붕, 나무 기둥과 보, 나무 루버 벽, 천 차양, 나무 진열대
설계  별의별건축사사무소 (손영민, 박소영)
기간  2023년 9월 기본계획, 2024년 4월 지붕 높이 두 안 정리
상태  계획 (기본계획, 지어지지 않음)

설계의 변

가게는 원래 작은 집이었다
'가게'라는 말은 '가가(假家)'에서 왔다. 임시로 지은 집이라는 뜻이다. 조선의 길가에서 상인들은 집 앞에 임시로 작은 집을 짓고 물건을 벌여 놓았다. 가게는 처음부터 작은 집이었다.

우리는 점포 한 칸 한 칸을 작은 집으로 그렸다. 네모난 벽 위에 세모난 지붕. 아이들이 '집'을 그리라고 하면 그리는 바로 그 모양이다. 모양이 단순할수록 멀리서도 읽힌다. 시장 골목을 따라 이 작은 집들이 하나씩 늘어서면, 골목은 상가가 아니라 작은 마을처럼 보인다. 가게마다 지붕이 있고, 지붕마다 주인이 있다.

박공벽이 간판이 된다
로버트 벤투리와 데니스 스콧 브라운은 『라스베이거스의 교훈』에서 건물을 두 가지로 나눴다. 건물 모양 자체가 무엇을 파는지 말하는 '오리'와, 평범한 창고에 간판을 붙인 '장식된 헛간'이다. 시장의 점포는 대개 장식된 헛간이다. 같은 모양의 칸에 간판이 겹겹이 붙고, 그 간판들이 서로를 가린다.

우리 점포는 둘 다다. 집 모양은 그 자체로 '여기가 가게'라고 말하고, 그 집의 박공벽은 이름을 받는 간판이 된다. 렌더에서는 앞 점포의 박공벽에 '빵집'을 크게 썼다. 간판을 따로 달지 않아도 지붕 아래 세모난 벽이 가게의 얼굴이 된다.

점포 옆벽도 간판이다. 평면에는 점포의 옆벽마다 '간판 벽'이라고 적었다. 옆벽은 골목을 따라 걸어오는 사람 눈에 먼저 들어오는 면이다. 우리는 그 벽을 나무 루버로 짜고 작은 이름판을 걸었다. 루버 사이로 빛과 바람이 지나고, 이름판은 바꿔 걸 수 있다.


점포 평면. 아래 줄은 1층, 위 줄은 지붕 밑 창고다. 왼쪽은 뒤 모서리 하나를 비스듬히 잘라낸 한 칸 점포로, 앞과 옆을 따라 ㄱ자로 진열대와 주방이 놓였다. 오른쪽은 두 칸을 붙인 점포로, 칸마다 뒤쪽에 주방, 앞쪽에 진열대가 있고, 한 진열대는 앞면 선 밖으로 조금 나와 있다. 점포 옆벽에는 간판 벽 표시가, 앞에는 시장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문턱을 골목으로 내밀다
덴마크의 도시계획가 얀 겔은 건물의 1층 가장자리를 '부드러운 가장자리'와 '딱딱한 가장자리'로 나눴다. 안의 일이 밖으로 배어 나오는 가장자리 앞에서 사람들은 걸음을 늦추고 머문다. 시장은 부드러운 가장자리가 끝없이 이어지는 거리다.

그래서 점포의 앞면을 닫지 않았다. 앞에는 진열대를 놓고, 그 위로 천 차양을 골목 쪽으로 내민다. 두 칸 점포의 한 진열대는 앞면 선을 넘어 골목으로 조금 나와 있고, 다른 진열대는 두 단으로 물건을 층층이 올린다. 상인은 진열대 뒤에서 골목을 바라보고, 손님은 차양 밑에서 물건을 고른다. 처마 밑은 우리 집의 것도 아니고 길의 것도 아닌 자리다. 비가 오면 지나가던 사람도 처마 밑으로 들어선다. 차양 아래의 한 뼘이 가게와 골목이 함께 쓰는 방이 된다.

부엌 위의 다락
점포 한 칸은 작다. 진열대 뒤에는 음식을 만들고 물건을 손질할 주방이 있어야 하고, 팔 물건을 쌓아 둘 곳도 있어야 한다. 한옥에서는 부엌 위에 다락을 두고 살림을 얹었다. 우리도 그렇게 했다. 1층 뒤쪽에 주방을 두고, 맞배지붕 아래의 높은 공간을 창고로 썼다. 첫 회의 스케치에는 높이 3,500이라는 숫자 옆에 사다리를 적어 두었다.

세모난 지붕은 모양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지붕이 높아진 만큼 머리 위에 한 층이 생긴다. 바닥 면적은 그대로인데 쓸 수 있는 부피가 늘어난다. 작은 집 모양은 작은 가게가 살아남는 방법이기도 하다.

손으로 먼저 그린 시장
2023년 9월 14일, 첫 회의에서 연필 스케치 일곱 장을 그렸다. 점포 한 칸의 자리 4×4m, 높이 3,500, 바닥은 콩자갈, 기둥과 지붕, 냉난방은 어떻게 할지. 지붕 물매와 차양의 단면, 기둥 밑에 철판을 대고 바닥에 붙잡는 방법, 콘크리트 바닥을 단단하게 하는 마감이 종이 여기저기에 적혀 있다. 시장 바닥에 가볍게 서되, 오래 견디는 집을 그리려 했다.

이튿날부터 모델을 만들었다. 9월 17일 박소영 소장의 판, 9월 18일 손영민 소장의 판, 9월 19일 고칠 점을 반영한 판, 9월 21일, 그리고 9월 26일. 두 사람이 번갈아 같은 모델을 고쳤다. 벽 없이 기둥과 지붕틀만 남겨 뼈대를 다시 보기도 했고, 골함석 한 장을 따로 그려 지붕의 결을 살피기도 했다. 차양과 루버와 진열대는 그 뒤에 하나씩 붙었다. 2024년 4월에는 같은 점포를 지붕이 낮은 안과 높은 안으로 다시 정리했다.


첫 회의의 연필 스케치 한 장. 맨 위에 '4×4 M (site size)', 'H: 3,500', '바닥 - 콩자갈', '기둥과 지붕', '냉난방?' 같은 메모가 있고, 그 옆에 모서리를 자른 점포 평면과 치수가 그려져 있다. 아래에는 골함석 지붕을 얹은 점포의 투시도와 2×6 각재, 지붕 판 그림이 있다


두 주 동안 고친 모델 네 장. 왼쪽부터 9월 17일(맞배지붕 점포 둘), 9월 18일(벽 없이 기둥과 지붕틀만 남긴 판), 9월 19일(차양과 진열대를 붙인 판), 9월 26일(루버 벽과 이름판까지 붙은 판)

복을 건지는 집들
복조리는 쌀을 일어 돌을 골라내는 조리다. 설날 새벽에 복조리를 사서 벽에 걸어 두면 한 해의 복을 건진다고 했다. 시장은 날마다 무언가를 건지는 곳이다. 상인은 하루의 장사를, 손님은 저녁 찬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은 잠깐의 구경을 건진다.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나는 자리를 작은 집으로 지어 주고 싶었다. 지붕이 있고, 이름이 있고, 처마 밑에 사람이 머무는 집. 골목을 따라 그런 집들이 늘어선 시장을. 이 작은 집들은 지어지지 않았고, 지금은 그림 속 골목에 서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복조리시장 점포 계획은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A.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의 골목에 맞배지붕을 인 작은 집 모양의 점포를 세우는 기본계획입니다. 별의별건축사사무소의 손영민 소장과 박소영 소장이 2023년 9월 두 주 동안 번갈아 모델을 고쳤고, 2024년 4월에 지붕 높이 두 안으로 정리했습니다. 점포는 실제로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Q. 점포는 어떻게 생겼나요?
A. 골함석 맞배지붕 아래 나무 기둥과 보가 서는 작은 집입니다. 박공벽에 가게 이름을 크게 쓰고, 앞에는 천 차양을 골목 쪽으로 내밀며, 옆벽은 나무 루버로 짜 이름판을 겁니다. 한 칸의 자리는 가로세로 4m 남짓, 높이는 3.5m쯤입니다.

Q. 점포 한 칸 안에는 무엇이 있나요?
A. 앞쪽에 골목을 향한 진열대, 뒤쪽에 주방이 있고, 맞배지붕 아래 높은 공간을 창고로 씁니다. 한옥에서 부엌 위에 다락을 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Q. 점포는 몇 가지인가요?
A. 두 가지입니다. 한 칸짜리 점포는 뒤 모서리 하나를 비스듬히 잘라낸 오각형으로, 진열대와 주방이 ㄱ자로 놓입니다. 두 칸을 붙인 점포는 칸마다 진열대와 주방을 따로 둡니다.

Q. 왜 점포를 집 모양으로 했나요?
A. '가게'라는 말이 임시로 지은 작은 집을 뜻하는 '가가(假家)'에서 왔듯, 가게는 본디 작은 집이었습니다. 단순한 집 모양은 멀리서도 읽히고, 박공벽은 그대로 간판이 되며, 높은 지붕 아래에는 창고 한 층이 생깁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건축사사무소 — 주택·한옥·다가구 신축, 풀빌라 펜션·상업시설 설계, 상업공간 인테리어, 공유주택 기획·운영
별의별건축사사무소 · 서울 관악구 신림로19길 49 지층 더래빗홀 · 010-8963-8532 · byulsamuso@gmail.com · © 2014–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