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은 무엇입니까?

지구라는 별 위에, 당신만의 소중하고 빛나는 별을 함께 짓습니다.
별의별건축사사무소는 201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작해
단독·협소주택과 한옥, 다가구, 풀빌라 펜션, 카페·상업시설의 설계와 인테리어,
공유주택 기획·운영까지 대안적인 삶을 담는 공간을 만듭니다.







국제전자센터 푸드코트

KUKJE ELECTRONICS CENTER F&B CONCEPT DESIGN

지하 상가에 숲을 들이다


흰 나무들이 검은 천장 아래로 잎을 펼친 지하 푸드코트 투시도. 나무 사이로 흰 테이블이 강물처럼 굽이치며 이어지고, 테이블의 안쪽 굽이에는 풀이 자란다. 오른쪽 뒤로 검은 철제 큐브 프레임의 카운터가 보인다

국제전자센터 푸드코트 컨셉 디자인은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지하 1층의 가게 17칸을 하나로 묶어 175석의 푸드코트로 바꾸는 계획을 위해, 우리가 2015년 여름 열흘 동안 만든 공간 제안이다. 땅 밑의 상가에 숲을 들이고, 나무 사이로 경계가 흐릿한 '끝없는 테이블'을 굽이치게 놓았다. 한가운데에는 검은 철제 큐브 프레임과 거울로 감싼 오픈 키친을 두고, 프레임 선반에서는 허브와 잎채소를 길러 식탁에 올리도록 했다.

프로젝트  국제전자센터 지하 1층 푸드코트 공간 컨셉 디자인 (F&B Concept Design)
위치  서울특별시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지하 1층
용도  푸드코트 — 가운데 주방과 주문·반납 카운터, 테이블 구역 세 곳
규모  가게 17칸(전용 약 330㎡), 175석 (테이블 A 53석, B 66석, C 52석), 주방 54.48㎡
재료  철제 큐브 프레임, 거울, 자작합판·화이트 멜라민 테이블, 산 착색(acid stain) 콘크리트 바닥, 흰색·검은색 페인트
기간  2015.07.14 사업계획 수령·현장 답사 → 07.23 컨셉 디자인 12쪽 제출
설계  별의별건축사사무소

설계의 변

전자상가 지하의 빈 가게들
2015년 7월 14일, 국제전자센터 지하 1층에 푸드코트를 만드는 사업계획이 우리에게 왔다. 국제전자센터는 층층이 전자제품 가게가 들어선 서초구의 큰 전자상가다. 지하 1층은 지하철 연결통로와 1층 광장, 지하주차장이 모두 만나는 곳이다. 계획은 그 한가운데의 가게 17칸을 하나로 묶어 '세미 푸드코트'로 바꾸는 것이었다.


위층 난간에서 내려다본 국제전자센터의 아트리움. 층마다 전자제품 매장이 빼곡하고, 맨 아래층에는 채소와 식품 진열대가 놓여 있다

사업계획이 바란 것은 분명했다. 푸드코트의 중심에서 볼거리가 되어 줄 '아이코닉 키친'. 주방은 가운데에, 테이블은 가장자리에. 그리고 조리와 서비스와 식사가 한자리에서 일어나는, 바(bar)가 있는 오픈 키친. 우리는 그날 오후 카메라를 들고 상가를 걸었다. 반짝이는 매장들 사이로, 흰 벽과 형광등만 남은 빈 가게 자리가 있었다.


답사 때 찍은 지하층의 빈 가게 자리. 흰 벽과 형광등만 남은 긴 공간에 쇼핑 카트 하나가 서 있다

땅 밑에 숲을
우리는 이 빈자리에 숲을 들이기로 했다. 천장은 검게 칠하고, 그 아래로 나무들이 잎을 펼친다. 나무뿌리 언저리에는 풀이 자라고, 그 사이를 흰 테이블이 굽이치며 지나간다. 전자상가의 지하에서 밥을 먹으러 내려온 사람들이, 숲속에서 소풍하듯 나무 아래에 앉는 장면을 그렸다.


위에서 내려다본 푸드코트 아이소메트릭. 지하 1층 한가운데에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그 사이로 흰 테이블이 굽이친다. 가장자리는 검은 큐브 프레임이 둘러싸고, 오른쪽 아래로 에스컬레이터가 내려온다

공간을 층층이 풀어 보면 네 겹이다. 맨 아래에는 지금의 상가가 있고, 그 위에 주방과 벽을 이루는 큐브 프레임, 그 위에 끝없는 테이블, 맨 위에 숲이 얹힌다.


조립도. 위에서부터 숲(forest), 끝없는 테이블(endless table), 큐브 프레임(cube frame), 그리고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기존 지하층이 더하기 기호로 쌓여 있다

한가운데의 부엌
주방(54.48㎡)은 지하 상가 전체의 한가운데에 두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이 바로 찾을 수 있는 자리에 주문 카운터를 열고, 다 먹은 식기를 돌려주는 길을 따라 반납 카운터와 후방 시설을 두었다. 테이블 구역마다 정수기와 냅킨, 휴지통을 모은 스테이션을 놓았다. 주방 둘레로 테이블 A(53석), B(66석), C(52석)가 숲을 나눠 가져, 모두 175석이다.


평면도. 가운데에 큐브 프레임으로 둘러싼 주방이 있고, 그 둘레에 나무 사이로 굽이치는 테이블 A·B·C 구역이 있다. 에스컬레이터 옆에 주문(ORDER) 카운터, 위쪽 통로에 반납(RETURN) 카운터가 표시되어 있다

주방은 벽 대신 검은 철제 큐브 프레임으로 감쌌다. 프레임은 높은 카운터가 되고, 메뉴판을 거는 틀이 되고, 천장에 매달려 조명을 품는다. 사람들은 카운터 앞에 서서 음식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며 주문하고, 그대로 바에 기대 앉아 먹을 수도 있다.


주문 카운터 투시도. 검은 철제 큐브 프레임이 오픈 키친을 감싸고, 위에 매단 프레임에 흰 글씨로 ORDER가 걸려 있다. 높은 카운터 앞에서 사람들이 주문한다

끝없는 테이블
푸드코트의 자리는 보통 인원수와 상관없이 테이블 단위로 찬다. 혼자 온 사람이 4인용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한 자리 비어도 다른 일행은 앉지 못한다. 우리는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었다. 길게 이어지며 굽이치는 테이블에서는 혼자도, 둘도, 넷도 자기 몫만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낯선 사람과 같은 테이블에 마주 앉더라도, 굽이 덕분에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거리가 생긴다.


끝없는 테이블 다이어그램. 굽이치는 하나의 테이블 둘레에 1인, 2인, 3인, 4인의 자리가 경계 없이 놓여 있다. 위에 '경계가 모호한 테이블에서는 보다 유연한 배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 있다


테이블 A 투시도. 나무줄기를 감싸며 굽이치는 흰 테이블과 의자들이 숲속에 놓여 있고, 왼쪽으로 검은 큐브 프레임 벽이 이어진다


테이블 B 투시도. 길게 이어진 흰 테이블이 풀밭 위를 지나 숲 안쪽으로 굽어 들어가고, 뒤로 에스컬레이터와 큐브 프레임 카운터가 보인다

거울과 큐브 프레임
주방에는 감춰야 할 것이 많다. 그렇다고 프레임을 판으로 막아 버리면, 큐브 프레임의 가벼움이 사라지고 무거운 상자만 남는다. 그래서 거울을 썼다. 프레임 안쪽에 거울을 세우면 주방 설비는 가려지고, 프레임은 여전히 가볍게 보인다. 주방과 함께 기둥에도 거울을 둘렀다.


거울 효과. 왼쪽 위는 거울 없는 큐브 프레임 카운터, 왼쪽 아래는 프레임 안쪽에 거울을 세운 카운터다. 오른쪽 투시도에서는 유리 상판을 얹은 검은 프레임 카운터 뒤로 프레임 구조물이 겹겹이 이어진다

밥상 옆의 텃밭
요리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람들은 밖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신선한 식재료를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큐브 프레임의 선반에서 허브와 잎채소를 직접 기르는 모습을 담았다. 오늘 먹는 샐러드의 잎이 바로 옆 선반에서 자라는 푸드코트. 초록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채워 주고, 지하의 공기도 바꿔 줄 것이다.


팜 투 테이블 투시도. 검은 철제 큐브 프레임 선반에 허브와 잎채소가 줄지어 자라고, 위 칸에는 주스병과 유리병이 놓여 있다. 왼쪽으로 흰 나무가 잎을 드리운다

이 생각은 책상 위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 무렵 우리는 신림동의 한 건물 지하에 있는 공유오피스 '더래빗홀'을 직접 짓고, 햇빛 한 줄기 들지 않는 그곳에서 수경재배로 채소를 길러 먹고 있었다. 같은 달에는 그 경험을 누구나 쓸 수 있는 작은 수경재배 키트 '토키트'로 옮기는 일도 시작했다. 땅 밑에서도 채소는 자란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매일 밥상에서 확인하고 있었다.


지하 사무실 한가운데의 수경재배 텃밭. 각재로 짠 틀 안에 채소와 허브가 무성하고, 그 둘레로 책상과 책장이 보인다

배경은 단순하게
숲과 테이블과 프레임이 주인공이 되도록, 배경은 단순하게 두었다. 바닥은 산으로 착색한 콘크리트, 벽과 천장은 흰색과 검은색 페인트다. 배경이 되는 벽과 바닥에는 합리적인 예산의 재료를 단순하게 썼다. 모양이 도드라지는 테이블도 자작합판에 흰 멜라민을 입힌 단순한 재료로 만들어, 복잡해 보이지 않게 했다.

열흘 동안의 제안
사업계획을 받은 날부터 제안서를 낸 날까지 열흘이었다. 7월 14일에 현장을 걷고, 21일과 22일에 도면과 투시도를 다듬어, 7월 23일 열두 쪽의 컨셉 디자인을 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은 분명했다. 지하 상가의 밥 먹는 자리도 숲이 될 수 있고, 낯선 사람들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을 수 있으며, 밥상 옆에서 채소가 자랄 수 있다는 것.






자주 묻는 질문

Q. 국제전자센터 푸드코트 컨셉 디자인은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A.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지하 1층의 가게 17칸(전용 약 330㎡)을 하나로 묶어 175석의 푸드코트로 바꾸는 사업계획을 위해, 별의별건축사사무소가 2015년 7월에 만든 공간 컨셉 디자인입니다. 지하 상가에 숲을 들이고, 굽이치는 '끝없는 테이블'과 철제 큐브 프레임·거울로 감싼 오픈 키친, 채소를 기르는 선반을 제안했습니다. 사업계획을 받은 지 열흘 만인 7월 23일에 12쪽의 제안서를 냈습니다.

Q. '끝없는 테이블(Endless Table)'은 무엇인가요?
A. 테이블과 테이블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 길게 이어지며 굽이치는 테이블입니다. 보통 푸드코트는 인원수와 관계없이 테이블 단위로 자리가 차지만, 경계가 흐릿한 테이블에서는 1인부터 4인까지 필요한 만큼만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낯선 사람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도 굽이 덕분에 불편하지 않은 거리가 생깁니다.

Q. 주방과 주문 카운터는 어떻게 배치했나요?
A. 주방(54.48㎡)을 지하 상가 전체의 한가운데에 두어 푸드코트의 볼거리가 되는 '아이코닉 키친'으로 만들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는 사람이 바로 찾을 수 있는 자리에 주문 카운터를, 식기 반납 동선을 따라 반납 카운터와 후방 시설을 두었고, 테이블 구역마다 정수기·냅킨·휴지통을 모은 스테이션을 배치했습니다.

Q. 왜 지하 푸드코트에 나무와 채소를 들였나요?
A. 볕이 부족한 지하 상가의 환경을 바꾸고,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입니다. 테이블 사이에 숲을 들이고, 큐브 프레임 선반에서 허브와 잎채소를 기르는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을 제안했습니다. 우리가 지하 공유오피스 더래빗홀에서 수경재배로 채소를 길러 먹던 경험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Q. 어떤 재료를 썼나요?
A. 주방과 벽은 검은 철제 큐브 프레임, 기둥과 주방은 거울, 테이블은 자작합판과 화이트 멜라민, 바닥은 산 착색(acid stain) 콘크리트, 벽과 천장은 흰색·검은색 페인트입니다. 배경이 되는 벽과 바닥은 합리적인 예산의 재료를 단순하게 써서 숲과 테이블, 프레임이 돋보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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