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은 무엇입니까?

지구라는 별 위에, 당신만의 소중하고 빛나는 별을 함께 짓습니다.
별의별건축사사무소는 201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작해
단독·협소주택과 한옥, 다가구, 풀빌라 펜션, 카페·상업시설의 설계와 인테리어,
공유주택 기획·운영까지 대안적인 삶을 담는 공간을 만듭니다.







도담도담

PYEONGNI-DONG PUZZLE HOUSE DESIGN

계단이 거실이 되는 대구 평리동의 협소주택


대구 평리동 골목에 선 4층 협소주택 도담도담. 흰 스터코 외벽과 산등성이를 닮은 지붕

대구광역시 서구 평리동의 95㎡ 땅에 지은 4층 철근콘크리트 단독주택이다. 아이 둘을 키우는 젊은 부부가 아파트를 떠나 골목으로 돌아와 지은 집으로, 별의별건축사사무소가 설계와 감리를 맡아 2018년 1월 준공했다. 집에서 가장 볕이 좋은 남쪽 한가운데에 계단을 놓아, 계단이 모든 층을 잇는 거실이자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도록 했다.

건물명  도담도담
위치  대구광역시 서구 평리동 (제2종일반주거지역)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94.62㎡
건축면적  56.50㎡ (건폐율 59.71%)
연면적  167.09㎡ (용적률 176.59%)
규모·구조  지상 4층, 철근콘크리트
외장  외단열미장마감(스터코), 벽돌 타일
설계·감리  별의별건축사사무소 (박소영, 손영민)
건축허가  2017년 6월
준공  2018년 1월

설계의 변

아파트를 떠나 골목으로

낮은 주택과 아파트 단지가 함께 보이는 평리동 풍경 속의 도담도담

대구 서구는 단독주택 비율이 60.7%에 이를 만큼 단독주택이 많은 동네다. 택지개발로 생긴 평리동의 골목에는 30평 남짓한 작은 필지가 빼곡하고, 그 너머로 대단지 아파트가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 도담도담의 건축주는 이 동네에서 나고 자란 젊은 부부다. 살기에 편리하지만 삶의 다채로움이 없는 아파트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쉴 새 없이 구석구석을 뛰어다니고 사람 냄새 나는 끈끈함 속에서 자랄 수 있는 집을 원했다. 대량 공급의 획일적인 공간과 몰개성이라는 삶의 질 문제, 사적이고 풍부한 공간을 가진 우리 집에 대한 바람, 유년의 골목과 주택에 대한 기억이 모두 그 결심에 보태졌다.

작은 필지는 필연적으로 협소주택이 되어야 했다. 단독주택은 손이 많이 가고, 춥고, 유지비가 많이 든다는 편견도 넘어서야 했다. 우리는 협소주택만이 가진 장점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성능에서도 아파트에 뒤지지 않는 집을 만들고자 했다. 앞으로 신축이 이어질 이 동네에서 이 집이 하나의 본보기, 마중물이 되기를 바랐다.

계단이 거실이 되는 집

남쪽 창에서 쏟아지는 빛을 받는 나무 계단과 철골 난간

거실을 중심으로 사는 우리의 주거 습관에서, 협소주택의 계단은 단순한 수직 동선이 아니다. 모든 층의 방을 잇는 또 하나의 거실이다. 그래서 계단을 집에서 가장 볕이 잘 드는 남쪽 한가운데, 가장 좋은 자리에 놓았다. 철골 계단은 빛을 집의 구석까지 끌어들이고, 어느 층에 있든 시원하게 트인 느낌을 준다. 1층 현관에서 3층까지가 한눈에 이어진다.

화목하게 살려면 너무 멀어서도, 너무 가까워서도 안 된다. 분리되어 있으면서 연결된 그 중간의 어느 지점이 필요하다. 계단을 층마다 조금씩 옮겨 앉히고 그 틈으로 생긴 공간을 통해, 모든 층이 직간접으로 이어져 있음을 느끼게 했다. 불빛과 그림자, 소리와 냄새, 인기척으로 은근슬쩍 서로가 함께 있음을 아는 것. 그것이 한 가족의 유대를 지켜 준다.

놀이가 되는 계단

3층의 넓은 계단. 영화관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계단의 생김새는 그 자체로 놀이가 된다. 3층의 넓은 계단은 가족 영화관이 되고, 대청마루 같은 발코니와 이어진 놀이 공간이 된다. 아이들은 부모를 피해 놀면서도 계단 틈으로 부모와 이어져 있다고 느낀다. 쓰임이 없던 꼭대기 층 계단의 끝에는 미끄럼틀을 만들었다. 전망 좋은 미끄럼틀과 작은 도서관이 된 계단은 테라스까지 이어지는 신나는 놀이터다.


꼭대기 층 계단 끝의 미끄럼틀과 남쪽으로 트인 창

기능은 나누되 공간은 잇는다

집 한가운데 놓인 주방. 거실과 식탁, 계단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볼 수 있다

작은 집은 기능이 층마다 흩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층을 오르며 공적인 영역에서 사적인 영역으로 나누고, 같은 층 안에서는 나뉜 기능들을 순환 동선으로 다시 이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낮을 보내는 거실
엄마는 언제 어디서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할지 늘 걱정이다. 2층 한가운데의 주방은 거실과 식탁, 팬트리, 화장실, 계단을 한 바퀴로 잇는 섬이다. 아이가 어디에 있든 엄마가 지켜볼 수 있고, 아이도 엄마가 보이는 곳에서 안심하고 논다. 집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맛있는 음식 냄새와 엄마의 목소리가 반겨 주는, 집의 컨트롤타워다.

남편의 손님은 1층까지

투명한 현관문과 1층 계단. 들어서는 순간 빛과 함께 위층으로 시선이 이어진다

골목에서 측면 진입로를 지나 투명한 현관문을 열면, 서재 겸 재택 사무실이 가장 먼저 보인다. 한옥의 사랑채가 그러하듯 대문에서 가장 가까운 이 방에서 남편이 손님을 맞이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투명한 현관문은 손님이 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채게 하고, 밝은 진입로를 만들어 준다. 1층과 2층 사이에 문은 없지만 층으로 나뉘어 있어, 남편의 손님이 와도 가족의 생활은 방해받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현관에 들어서면 2층과 3층까지 시선과 소리가 이어져, 단절된 느낌은 없다.

씻기고, 입히고, 재우고, 빨고, 널고

안방에서 이어지는 발코니. 대청마루처럼 쓰이는 처마 밑 같은 자리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을 하는 것은 고된 일이다. 아이를 씻기고, 감기 걸리기 전에 옷을 입히고, 재워야 한다.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발코니에 너는 일도 매끄럽게 이어져야 한다. 3층은 안방과 드레스룸, 세탁실, 화장실, 발코니가 어느 문으로 들어가도 한 바퀴로 연결된다. 대청마루처럼 쓰이는 발코니는 안방보다 한 턱 높아, 안방을 더 아늑하게 만들고 놀이와 빨래 널기가 함께 일어나는 처마 밑 같은 자리가 된다.

크고 작은, 높고 낮은 방들
방에는 용도와 크기에 맞는 높이와 비례가 있다. 좌식의 거실과 입식의 주방, 높은 테라스, 천장이 낮아 편안한 잠자리, 층고가 높아 시원한 공간. 높이가 다른 공간들은 저마다 다른 느낌을 주고, 이어지고 겹쳐지는 공간의 순서는 집에 리듬과 기억을 만든다. 구석구석 놀이가 되는 집은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삶의 즐거움을 채워 주는 기지가 된다. 공간 하나하나가 의미를 가질 때, 우리의 삶도 의미를 얻는다.

아이의 꿈이 자라나는 다락

옥상 테라스. 남쪽의 빛을 북쪽까지 끌어들인 놀이 마당

아이는 자라면서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해진다. 아이방은 꼭대기 층에 두어 프라이버시를 지켜 주었다. 경사 지붕 아래 복층의 침대는 전망이 좋고 천장이 낮아 편안하다. 그러면서도 방과 방 사이의 절묘한 자리에 낸 창으로 아래층 발코니와 계단을 느낄 수 있어, 서로 보이지 않아도 이어져 있음을 안다. 미끄럼틀 옆 시원한 창은 북쪽 테라스까지 빛을 끌어들여, 답답하지 않은 놀이 마당을 만든다.

산등성이를 닮은 지붕
높이가 서로 다른 방들과 4층의 독특한 지붕은 평리동의 낮은 동네에서 4층 매스가 너무 커 보이지 않게 하면서, 보는 자리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북쪽에서 보면 지붕선이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를 닮았다. 창은 대부분 남쪽과 진입로를 향해 냈고, 방마다 다른 크기의 창은 깊이를 달리해 건물에 입체감을 준다.

'대프리카'에서 살아가기

독일식 시스템 창호와 외단열 마감의 창 주변 디테일

'대프리카'라는 별명을 가진 대구에서 패시브 하우스 수준의 성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지붕은 글라스울로 습기를 내보내는 웜루프로, 옥상은 외단열 위에 흙과 조경석으로 마감하고 삼중 루프 드레인을 두었다. 기초를 뺀 나머지 땅에는 투수성 포장을 하고 유공관을 묻어, 빗물이 자연스럽게 빠지고 튀지 않게 했다. 외벽에는 7주 이상 숙성한 투습 타공 T&G 단열재를 20cm 이상 가로로 겹쳐 접착폼과 열교 차단 화스너로 붙이고, 성질이 다른 XPS와 EPS를 부위별로 나누어 쓴 뒤 파렉스 아쿠아솔(스터코)로 마감했다. 24mm 양면 로이 복층유리의 독일식 시스템 창호에는 기밀테이프와 탄성 좋은 수성 연질폼, 팽창테이프를 썼고, 배관과 배선 하나까지 기밀 작업을 했다. 흰 외벽이 빗물에 얼룩지지 않도록 물끊기와 후레싱에도 공을 들였다. 패시브 하우스의 디테일을 제대로 시공할 수 있는 업체를 어렵게 찾아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였고, 이 까다로운 디테일을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은 건축주의 열성 덕분이었다.

작은 땅에 지은 이 집이, 도심의 삶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나만의 삶과 공간을 그려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답이 되기를 바란다.






























자주 묻는 질문

Q. 30평 남짓한 필지에 4층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나요?
A. 도담도담은 대지 94.62㎡(약 29평)에 연면적 167.09㎡, 지상 4층으로 지었습니다.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건폐율 59.71%, 용적률 176.59%이며, 1층에 주차 2대와 서재, 2층에 거실·주방, 3층에 안방과 세탁·발코니, 4층에 아이방과 옥상 테라스를 두었습니다.

Q. 협소주택에서 계단은 어떻게 계획해야 하나요?
A. 협소주택의 계단은 모든 층을 잇는 거실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도담도담은 계단을 가장 볕이 잘 드는 남쪽 중앙에 두고 철골 계단으로 빛과 시선을 통하게 했으며, 층마다 계단 위치를 옮겨 생긴 공간으로 가족이 서로의 인기척을 느끼게 했습니다.

Q. 아이를 키우기 좋은 협소주택은 어떤 모습인가요?
A. 부엌을 집 한가운데 두어 아이를 늘 지켜볼 수 있게 하고, 순환 동선과 높이가 다른 방들로 숨바꼭질할 수 있는 구석을 만들었습니다. 넓은 계단은 영화관이, 꼭대기 계단 끝은 미끄럼틀이 되었고, 아이방은 꼭대기 층에 두어 프라이버시를 지켜 주었습니다.

Q. 대구 같은 더운 지역에서 단독주택의 단열은 어떻게 하나요?
A. 외단열미장마감(스터코)과 열교 차단 화스너, 습기를 내보내는 웜루프, 양면 로이 복층유리의 독일식 시스템 창호, 기밀테이프와 팽창테이프를 적용해 패시브 하우스 수준의 기밀과 단열을 목표로 했습니다.

Q. 단독주택에서 손님을 맞는 공간은 어떻게 두었나요?
A. 한옥의 사랑채처럼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1층에 서재 겸 사무실을 두었습니다. 층으로 나뉘어 있어 손님이 와도 가족의 사생활이 지켜지고, 투명한 현관문으로 들어오는 빛과 위층으로 트인 시선 덕분에 단절감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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