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은 무엇입니까?

지구라는 별 위에, 당신만의 소중하고 빛나는 별을 함께 짓습니다.
별의별건축사사무소는 201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작해
단독·협소주택과 한옥, 다가구, 풀빌라 펜션, 카페·상업시설의 설계와 인테리어,
공유주택 기획·운영까지 대안적인 삶을 담는 공간을 만듭니다.







신림동 쉐어하우스 새와나무 2호

SILLIM-DONG CO-LIVING HOUSE DESIGN AND MANAGEMENT

가족 아닌 식구, 플랏메이트의 집


흑백 사진. 거실 한쪽 벽을 OSB 합판이 덮고 그 위에 둥근 시계가 걸려 있다. 앞에는 흰 식탁과 검은 의자들, 안쪽으로 주방과 세탁기가 보이고, 고양이 한 마리가 현관 옆 낮은 벤치를 올려다본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오래된 붉은 벽돌 다가구주택의 2층과 옥탑방을 쉐어하우스 '새와나무 2호(BirdnTree2)'로 꾸미고 입주자를 받아 직접 운영한 프로젝트다. 2014년 가을 사무소를 연 직후 시작해, 그해 겨울 OSB 합판과 나무 팔레트로 방과 가구를 직접 만들었다. 방 네 개 가운데 셋을 플랏메이트들에게 내주고, 큰방에는 우리가 살았다. 가족은 아니지만 한집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슨하게' 함께 지낼 수 있는지, 공간과 규칙을 함께 디자인하며 살아 본 집이다. 2020년 중순, 우리에게 아이가 생기면서 이 집의 계약과 운영을 함께 살던 친구에게 넘겼다.

위치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 붉은 벽돌 다가구주택 2층과 옥탑
구성  방 4개(큰방·계단방·작은방·옥탑방), 거실 겸 식당, 주방, 욕실, 옥상정원
분야  쉐어하우스 공간 디자인 · 직접 시공 · 운영
운영 방식  가구와 침구를 갖춘 방, 공과금 포함, 한국어와 영어로 쓴 계약서와 집 규칙
기간  2014년 10월 시작 → 12월 직접 시공 → 2015년 봄 첫 입주 → 2020년 중순, 함께 살던 친구에게 운영을 넘김
디자인·운영  별의별건축사사무소

설계의 변

가족이 아닌 식구를 부를 새 이름
2014년 봄, 사무소를 열기 전에 우리는 이런 메모를 남겼다. 가족의 개념이 바뀌고 관계가 바뀌는 속도도 빨라지는데, 그것을 담을 집은 그대로다. 소프트웨어는 바뀌는데 하드웨어는 그대로인 것이다.

같은 메모에 쉐어하우스의 가족은 조금 다르다고 적었다. 한 가족이라면 엄마는 딸의 방에 들어가고 딸도 엄마의 방에 들어간다. 그러나 쉐어하우스에는 서로 들어가지 않는 방들이 생긴다. 우리는 그것을 '느슨한 연대'라고 불렀다.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 같은 삶의 모임, 그 관계를 부를 완전히 새로운 단어가 필요했다. 우리가 고른 말은 플랏메이트(flatmate)였다.

그해 가을 사무소를 열고, 우리는 그 생각을 직접 살아 보기로 했다.

신림동 다가구주택의 2층
우리가 찾은 곳은 신림동 골목 안, 붉은 벽돌 다가구주택의 2층이었다. 한 가족이 살던 집이었다. 큰방 하나와 작은 방 둘, 거실과 주방, 욕실이 있었고, 좁은 계단을 오르면 옥탑방 하나와 옥상이 있었다.

우리는 방의 구성을 크게 바꾸지 않고, 방마다 한 사람이 살 수 있게 꾸몄다. 평면에 빨간 선으로 두른 세 방(ROOM 1·2·3)은 플랏메이트들에게 내주고, 큰방에는 우리가 살았다. 거실은 모두의 식당이자 작업실, 옥상은 모두의 정원이 되었다.


손으로 그린 컬러 평면 스케치. 왼쪽 위에 계단으로 올라가는 옥탑의 ROOM3, 아래에 큰방(MASTER BEDROOM)과 계단이 지나가는 ROOM1, 오른쪽에 식탁이 놓인 거실과 현관, 주방, 욕실, ROOM2가 있다. 세 방은 빨간 선으로 둘렀다

우리 손으로 지은 것들
2014년 12월, 공사는 우리가 직접 했다. 벽을 하얗게 칠하고, 나무 팔레트 수십 장을 들여와 쌓았다. 침대 틀은 모두 이 팔레트로 만들었다. 유럽산 OSB 합판 열여덟 장은 재단도를 그려 필요한 크기로 잘라 주문했다. 나뭇조각을 눌러 붙인 거친 무늬의 OSB는 값이 싸고, 그 자체로 마감이 된다. 이 합판으로 거실의 벽과 큰방, 옥탑방의 벽을 덮었다.


빈 방 한가운데 나무 팔레트 수십 장이 두 줄로 높이 쌓여 있다. 흰 벽과 나무 바닥, 창이 보인다


벽에 기대 세운 OSB 합판들과 바닥에 놓인 재단된 조각들. 옆에 페인트 통이 있다

방마다 침대와 옷장, 커튼, 조명을 다 갖춰 두었다. 검은 철제 선반은 옷을 걸고 짐을 올리는 열린 옷장이 되었고, 창에는 흰 커튼을, 천장에는 흰 갓의 등을 달았다. 가구를 사들일 필요 없이 여행가방 하나만 들고 와도 그날부터 살 수 있는 방이었다.

방마다 붙은 이름
방들은 저마다의 생김새로 이름을 얻었다. 계단방은 옥탑으로 오르는 계단이 머리 위를 지나가는 방이다. 천장 한쪽이 계단을 따라 비스듬히 내려와, 작은 방에 다락 같은 아늑함을 더했다.


계단방. 나무 팔레트 위에 회색 줄무늬 침구를 깐 침대, 옷이 걸린 검은 철제 선반, 흰 커튼과 흰 갓의 등이 있다


계단방의 다른 쪽. 천장이 계단을 따라 비스듬히 내려오고, 흰 커튼 아래 작은 의자와 검은 옷걸이가 있다

작은방은 이름 그대로 가장 작은 방이다. 팔레트 침대와 흰 서랍장만으로 방이 찬다.


작은방. 흰 커튼이 드리운 창 아래 팔레트 침대와 흰 서랍장이 있고, 천장에 흰 갓의 등이 달렸다

옥탑방에는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닿는다. 계단 끝에서는 OSB 벽이 사람을 맞는다. 집에서 가장 높은 이 방에서도 OSB가 긴 거울의 틀이 되고 벽의 윗부분을 덮었다.


위로 올려다본 좁은 계단. 하얀 벽 사이로 계단이 이어지고, 끝에 OSB 합판 벽과 작은 꽃 화분이 있다


옥탑방. 흰 커튼이 걸린 넓은 창 아래 글자 무늬 침구를 깐 팔레트 침대와 흰 스탠드, 검은 철제 선반이 있다


옥탑방의 다른 쪽. OSB로 틀을 짠 긴 거울과 OSB로 덮은 벽 윗부분, 회색 서랍장이 보인다

우리가 살던 큰방은 사방을 OSB로 둘렀다. 나무 상자 안에 들어앉은 듯한 방이었다.


큰방(2016). 사방의 벽을 OSB 합판이 덮고, 팔레트 위에 흰 침구의 침대가 놓였다. 천장에 종이 구름 같은 등이 달리고 벽에 시계가 걸려 있다

함께 쓰는 거실과 식탁
방문을 닫으면 각자의 방이지만, 방에서 나오면 거실의 긴 식탁에서 만난다. 식탁은 밥을 먹는 자리이자 노트북을 펴는 자리였다. 거실 창가에는 흔들의자와 책상을 두었고, 현관 옆에는 잠깐 앉을 수 있는 긴 벤치를 두었다. OSB 벽에 걸린 시계 너머로 주방이 이어진다. 욕실은 모두가 함께 썼고, 옥상정원은 담배를 피우거나 바람을 쐬러 올라가는 곳이었다.


OSB 벽에 걸린 검은 시계와 그 옆으로 이어지는 주방. 냉장고와 회색 싱크대, 세탁기가 보이고 벽 모서리에 마른 꽃이 걸려 있다


흑백 사진. 커튼을 묶어 올린 거실의 큰 창 앞에 흔들의자와 책상, 노트북이 있다. 창밖으로 이웃 건물들이 보인다


흑백 사진. 함께 쓰는 욕실. 흰 샤워 커튼과 세면대, 변기, 샤워 칸의 나무 발판이 보인다

다섯 줄의 집 규칙, 두 개의 언어
쉐어하우스는 공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함께 사는 방식도 디자인해야 했다. 우리는 계약서를 한국어와 영어 두 언어로 썼다.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도 플랏메이트로 맞기 위해서였다. 방에는 가구와 침구가 갖춰져 있고, 가스와 전기, 수도, 와이파이 요금은 월세에 넣었다. 최소 계약 기간은 두세 달, 나갈 때는 한 달 전에 알리기로 했다.

집 규칙은 다섯 줄이었다.

· 실내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옥상정원을 쓰고, 꽁초는 남기지 않는다.
· 거실과 주방, 욕실, 옥상정원을 쓴 뒤에는 바로 정리한다. 샤워 뒤 머리카락과 식사 뒤 설거지는 곧바로.
· 밤 11시가 지나면 다른 플랏메이트를 위해 조용히 한다.
· 자고 가는 손님이 올 때는 같이 사는 친구들의 동의를 미리 받는다.
· 가구와 침구는 처음처럼 쓴다. 망가진 것은 보증금으로 고친다.
다섯 줄은 서로의 방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이 거실과 주방, 욕실을 함께 쓰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었다.

같이 살아 보고 배운 것
2015년 봄부터 여러 플랏메이트가 이 집을 거쳐 갔다. 같은 해 봄 전시 「오늘의 집」에서 이동하며 사는 사람의 '오늘의 가족'을 이야기했을 때, 우리 곁에는 이 집의 식탁이 있었다.

쉐어하우스는 우리의 생활이자 사무소의 버팀목이기도 했다. 공유오피스 토끼굴과 함께 쉐어하우스에서 고정 수입이 생기자, 모자란 만큼만 설계로 채우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만큼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설계를 고를 수 있었다. 쉐어하우스로 우리가 실현하고 싶은 가치를 실현하면서, 비용도 만들어 냈다.

2020년 중순, 우리에게 아이가 생겼다. 우리는 이 집의 계약을 넘기면서 운영도 함께 살던 친구에게 맡겼다. 큰방을 비우고 떠난 것은 우리였고, 집은 이곳에 살던 사람의 손에 남았다.

여기서 배운 것은 이후의 작업으로 이어졌다. 2019년 새와나무 홈퍼니싱에서는 방마다 가구를 직접 짜고, 벽을 뚫고 날아든 긴 테이블로 1인 가구들 사이에 느슨한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착공을 앞둔 토끼네에서는, 그때 생긴 아이를 키우며 우리 가족이 이웃과 함께 사는 집을 짓는다. 가족이 아닌 식구가 함께 사는 집, 그 첫 실험이 신림동 다가구주택의 2층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림동 쉐어하우스 새와나무 2호는 어떤 곳인가요?
A. 별의별건축사사무소가 201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붉은 벽돌 다가구주택 2층과 옥탑방을 쉐어하우스로 꾸며 2020년 중순까지 직접 운영한 집입니다. 방 네 개 가운데 셋은 플랏메이트들이 쓰고 큰방에는 사무소 대표들이 살았으며, 거실과 주방, 욕실, 옥상정원을 함께 썼습니다. 2020년 대표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면서 계약과 운영을 함께 살던 친구에게 넘겼습니다. 홈페이지 이름은 '신림동 쉐어하우스 디자인 및 운영'입니다.

Q. 어떻게 꾸몄나요?
A. 2014년 12월에 직접 시공했습니다. 벽을 하얗게 칠하고, 유럽산 OSB 합판 18장을 재단 주문해 거실과 큰방, 옥탑방의 벽을 덮었습니다. 침대 틀은 모두 나무 팔레트로 만들고, 검은 철제 선반을 열린 옷장으로 썼으며, 흰 커튼과 흰 갓의 등을 달았습니다.

Q. 방은 어떻게 나뉘었나요?
A. 머리 위로 계단이 지나가 천장이 비스듬한 '계단방', 가장 작은 '작은방', 좁은 계단을 올라가는 '옥탑방', 사방을 OSB로 두른 '큰방'이 있습니다. 방마다 침대와 옷장, 커튼, 조명을 갖춰, 여행가방 하나만 들고 와도 살 수 있게 했습니다.

Q. 함께 사는 규칙은 무엇이었나요?
A. 한국어와 영어로 쓴 계약서에 다섯 줄의 집 규칙을 적었습니다. 실내 금연(옥상정원 이용), 공용공간은 쓰고 바로 정리, 밤 11시 이후 조용히, 자고 가는 손님은 같이 사는 친구들의 동의를 미리 받기, 가구와 침구를 깨끗이 쓰기입니다.

Q. 건축사사무소가 왜 쉐어하우스를 직접 운영했나요?
A. 가족은 아니지만 함께 사는 사람들, 곧 플랏메이트에게 맞는 집이 무엇인지 직접 살아 보며 알고 싶었습니다. 쉐어하우스는 사무소의 고정 수입이 되어 원하는 설계를 고를 여유도 주었습니다. 이 경험은 새와나무 홈퍼니싱(2019)과 토끼네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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