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학로
SUNCHEON UNIVERSITY DAEHAK-RO PUBLIC DESIGN
골목에 흩어 놓은 일곱 개의 장소와 투명한 거점, 액션스테이션
순천대학로 삼거리의 자투리땅에 계획한 액션스테이션 투시도. 하얀 철골 틀과 투명한 외피 아래로 열린 필로티가 거리와 이어진다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대학교 앞 대학로(순천대1길·2길 일원)의 골목을 사람들의 활동 무대로 바꾼 공공 공간 프로젝트다. 순천시의 「순천 대학로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공예술 공간 디자인 계획 및 제작·설치」 사업으로, 별의별건축사사무소는 주민참여를 맡은 사회적기업 티팟, 시설물 제작사 조영산업과 함께 거리 디자인과 거점 건물 설계를 맡았다. 교차로 일곱 곳에 철골 프레임과 나무 데크로 된 시설물 일곱 개를 놓아 2017년 11월 설치를 마쳤고, 도로가 생기고 남은 폭 2m 남짓한 자투리땅에는 3층짜리 투명한 거점 건물 '액션스테이션'을 설계해 2018년 5월 사용승인을 받았다.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대1길·2길 일원 (순천대학교 앞 대학로)
발주 순천시
사업 순천 대학로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공예술 공간 디자인 계획 및 제작·설치
별의별의 역할 거리 디자인(시설물 7종 기본·실시설계, 감리), 거점공간 액션스테이션 설계·인허가·감리, 주민 목공 워크숍
함께한 곳 티팟(총괄·주민참여 프로그램), 조영산업(시설물 제작·설치), 터구조(구조)
거리 사업 범위 약 6,000㎡, 시설물 7곳 (인포메이션·마켓실험실·모두의작업장·낭만상영관·명랑잔치소·쉬엄쉬엄휴게소·뒹굴뒹굴놀이터)
액션스테이션 대지 62㎡, 연면적 48.98㎡, 지상 3층, 높이 8.24m, 철골조, 커튼월 외피
재료 노랑·진회색 도장 철골 프레임, 방부목 데크, 메쉬망·익스펜디드메탈·폴리카보네이트 골판, 화분
기간 2017년 1월 제안 → 2017년 11월 거리 시설물 설치 → 2018년 5월 액션스테이션 사용승인
설계의 변
사람을 위한 마당으로 길을 되돌리기
순천대학교 앞 대학로는 식당과 술집, 노래방이 빼곡한 골목이다. 사람은 많지만 머물 곳은 없고, 길은 차와 주차된 차의 몫이었다. 먹고 마시는 소비의 거리에 청년과 상인, 주민이 함께 무언가를 해 볼 자리가 필요했다.
우리는 길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의 길은 원래 통로이면서 광장이고 마당이었다. 놀고 일하고 모이는 모든 일이 길에서 벌어졌다. 이 사업은 대학로의 골목을 차를 위한 길에서 다시 사람을 위한 마당으로 되돌리는 일이었다. 제안 단계에서 우리는 이 마당을 '풀링폴링 그라운드'라고 불렀다. 사람들이 고이는 웅덩이이자 함께 쓰는 자원(pool), 그리고 무엇이든 걸고 묶고 세울 수 있는 막대기(pole). 폴을 숲의 나무처럼 듬성듬성 세워 두면 그 사이는 사람들이 스스로 나누고 채우는 공간이 된다. 폴은 출발점일 뿐이고, 폴과 폴 사이는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되풀이하는 가변의 영역이다.

위에서 본 대학로 계획 모형. 엇갈리는 골목의 바닥을 삼각형 그물로 나누고, 그 사이사이에 초록과 시설물을 흩어 놓았다
가로를 나누어 흩뿌리고, 이어서 넓힌다
석 달 동안 주민과 상인, 학생들과 오픈테이블과 워크숍을 거치며 우리가 배운 것은, 사람마다 대학로에 그리는 미래가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모두의 요구를 한 번에 다 담기에는 예산도 길도 모자랐다. 그래서 설계의 무게를 '완성'이 아니라 '확장 가능성'에 두었다.
먼저 대학로 전체에서 차량 흐름에 무리가 없고, 사유재산을 침해하지 않으며, 사방으로 시야가 열리는 교차로 일곱 곳을 골랐다. 다음으로 워크숍에서 드러난 대학로에 필요한 일곱 가지 활동을 정했다. 그리고 장소의 성격에 맞추어 활동을 하나씩 짝지었다. 한 줄의 거리에서 한꺼번에 벌어지던 일들이 골목 곳곳으로 흩어지면, 흩어진 장소들은 저마다 기점이 되어 서로를 잇는 그물을 만든다. 그 사이를 채우는 것은 이제 시민들의 몫이다. 우리는 이것을 '가로의 분절과 확장'이라고 불렀다.

대학로 골목을 따라 늘어선 노란 철골 프레임의 시설물들. 교차로마다 하나씩 자리 잡았다
일곱 개의 장소
일곱 시설물은 같은 언어로 지었다. 노랑과 진회색으로 칠한 가는 철골 프레임, 발밑의 나무 데크, 그리고 장소마다 다른 외피(메쉬망, 익스펜디드메탈, 반투명 골판). 비어 있어도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는 틀, 무엇이든 걸고 붙일 수 있는 틀이다. 시설물 양옆의 커다란 화분은 식물을 키우는 그릇이면서 차로부터 사람과 시설물을 지키는 볼라드가 된다.
· 안녕, 순천대학로(인포메이션) — 대학로 입구에서 처음 만나는 안내소이자 야외 전시장. 청년들이 만든 대학로 지도와 행사 소식, 학생들의 작품이 걸린다. 타공판 벽은 무엇이든 쉽게 걸 수 있게 했다.
· 마켓실험실 — 일곱 곳 가운데 유일한 2층. 청년들이 아이디어만으로 임시 가게를 열어 보는 장터이고, 행사가 없을 때는 회의 공간이 된다. 2층에 오르면 대학로를 다른 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
· 모두의작업장 — 누구나 와서 필요한 것을 뚝딱 만드는 동네 목공소. 잠글 수 있는 실내에 공구를 두어, 소비의 거리를 만들고 고치는 거리로 바꾸는 거점으로 삼았다.
· 낭만상영관 — 학생들이 만든 영상과 보기 드문 영화를 거는 야외 영화관. 무대도 필요하다는 주민 의견을 받아 스크린 앞을 무대로 고쳤다.
· 명랑잔치소 — 버스킹 무대이자 평소에는 걸터앉아 쉬는 데크. 맞은편 액션스테이션의 필로티와 함께 삼거리를 작은 광장으로 만든다.
· 쉬엄쉬엄휴게소 — 식물 그늘 아래에서 눕고 앉아 쉬는 조용한 쉼터.
· 뒹굴뒹굴놀이터 — 해먹과 트램펄린, 미끄럼틀이 달린 놀이터. 놀이는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대학로 입구의 인포메이션. 나무 데크와 노란 프레임, 반투명 벽이 골목 모퉁이에 놓였다

"안녕, 순천대학로"라고 적힌 인포메이션의 유리 벽. 안쪽은 전시와 안내를 위한 공간이다

2층짜리 마켓실험실. 위층 바닥의 둥근 구멍과 나선 계단이 아래위를 잇는다

마켓실험실 아래층에서 올려다본 하늘. 둥근 구멍 너머로 위층과 하늘이 보인다

마켓실험실 아래층의 나무 데크와 긴 테이블, 노란 스툴

반투명 골판으로 감싼 모두의작업장. 잠글 수 있는 실내에 공구를 둔다

메쉬망과 식물 사이로 이어지는 데크. 화분은 그늘을 만들고 차로부터 사람을 지킨다

쉬엄쉬엄휴게소의 이름이 새겨진 메쉬망 지붕

뒹굴뒹굴놀이터의 스테인리스 미끄럼틀과 그물망
액션스테이션 — 도시의 자투리땅
일곱 장소를 잇고 운영할 거점은 삼거리 모퉁이의 작은 땅에 세웠다. 도시계획도로가 새로 나면서 길 옆에 길쭉하게 남은 자투리땅이다. 동서로는 22m가 넘지만 남북으로는 가장 넓은 곳이 3.7m 남짓이고, 일조 사선 때문에 비워야 하는 1.5m를 빼면 실제로 지을 수 있는 폭은 2m를 겨우 넘었다. 계단 하나만으로도 건물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좁은 땅이다.
제약이 많을수록 형태는 분명해진다. 법이 허락하는 최대 부피를 채우자, 앞뒤는 좁고 옆면은 넓은 독특한 매스가 나왔다.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갖는 건물이다. 제안 단계에서는 이 좁음을 약점이 아니라 성격으로 삼아, 옆에 가건물을 붙였다 뗄 수 있는 '도킹 스테이션'을 상상하기도 했다.
투명한 건물, 드러난 뼈대
좁은 실내의 폭을 조금이라도 지키려면 벽이 얇아야 했다. 단열 성능을 갖추면서도 가장 얇은 벽, 커튼월을 골랐다. 투명한 벽은 폭을 지켜 줄 뿐 아니라, 좁은 방이 주는 답답함을 대학로를 내다보는 개방감으로 뒤집는다. 그리고 안에서 벌어지는 회의와 모임, 사람들의 '액션'을 그대로 거리에 비춘다.
길쭉하고 얇은 몸은 바람에 약하다. 기둥 사이를 최대한 벌려 구조를 안정시키고, 하얀 철골을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소실점을 향해 좁아지는 대지를 따라 수직선과 수평선이 힘 있게 뻗는다. 작은 건물이지만, 골목 어디서 보아도 대학로의 거점임을 알아볼 수 있다.
필로티, 반쯤 바깥인 공공 공간
일조 사선 때문에 비워 둔 1.5m의 바깥까지 쓰기 위해 1층의 일부를 필로티로 띄웠다. 지붕이 있어 비를 피하고 여름에는 그늘이 지는, 반쯤 바깥인 공간이다. 이 필로티는 맞은편 명랑잔치소, 그리고 삼거리와 하나로 이어져 대학로의 한가운데 광장이 된다. 건물 위층은 회의실과 운영 사무실로 쓰이고, 공연이 있는 날에는 명랑잔치소를 내려다보는 입체 관람석이 된다. 건물과 도시의 활동을 잇고, 시와 청년, 시민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창구다.

액션스테이션 필로티 투시도. 1층 계단식 앉음자리에 사람들이 모여 있고, 위층의 투명한 외피 너머로 사람들의 움직임이 비친다
손으로 만드는 거리
공공 공간은 지어 놓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쓰는 사람이 스스로 고치고 보태야 오래 산다. 사업 기간 내내 이어진 '내손으로 워크숍'에서는 별의별건축사사무소의 두 대표가 직접 강사로 나섰다. 주민과 청년들이 공구 쓰는 법부터 배우고 대학로에 필요한 가구를 직접 만들었다. 모두의작업장이 그 다음을 이어 갈 자리다.
일곱 개의 틀과 하나의 투명한 거점. 우리가 대학로에 놓은 것은 완성된 풍경이 아니라, 시민들이 채워 갈 빈칸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순천대학로 공공 공간 프로젝트는 어떤 사업인가요?
A. 순천시가 발주한 「순천 대학로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공예술 공간 디자인 계획 및 제작·설치」 사업입니다. 2017년 순천대학교 앞 대학로(순천대1길·2길 일원)의 교차로 일곱 곳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거점 건물 액션스테이션을 신축했습니다. 별의별건축사사무소가 거리 디자인과 건물 설계·감리를, 티팟이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조영산업이 시설물 제작을 맡았습니다.
Q. 거리에 설치한 일곱 개의 시설물은 무엇인가요?
A. 인포메이션(안녕, 순천대학로), 마켓실험실, 모두의작업장, 낭만상영관, 명랑잔치소, 쉬엄쉬엄휴게소, 뒹굴뒹굴놀이터입니다. 주민 워크숍에서 나온 일곱 가지 활동(안내·전시, 청년 장터, 목공, 영화, 공연, 휴식, 놀이)을 교차로 일곱 곳에 하나씩 배치했습니다.
Q. 액션스테이션은 어떤 건물인가요?
A. 도로가 새로 나면서 남은 폭 2m 남짓한 자투리땅(대지 62㎡)에 세운 지상 3층, 연면적 48.98㎡의 철골조 거점 건물입니다. 1층은 열린 필로티와 화장실, 2·3층은 회의실과 운영 사무실로, 대학로 시설물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심입니다.
Q. 왜 액션스테이션을 투명하게 설계했나요?
A. 땅이 매우 좁아 벽 두께를 줄여야 했기 때문에 단열 성능을 갖춘 가장 얇은 벽인 커튼월을 썼습니다. 투명한 외피는 좁은 실내의 답답함을 개방감으로 바꾸고, 안에서 벌어지는 활동을 거리에 그대로 보여 주어 거점 공간의 역할을 드러냅니다.
Q. 주민 의견은 설계에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A. 오픈테이블과 상상워크숍에서 나온 요구를 바탕으로 일곱 가지 활동을 정했고, 의견이 서로 달라 한 번에 다 담을 수 없는 점을 고려해 나중에 넓혀 갈 수 있는 거점형 배치를 택했습니다. 낭만상영관은 무대가 필요하다는 주민 의견을 받아 디자인을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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