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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썹북 브랜드 디자인

WHAT'S UP BOOK CI DESIGN

인사를 건네는 웃는 U


검은 원 안에 WHATS, UP, BOOK이 세 줄로 쌓여 있고, 원 오른쪽 아래에 '왓썹북'이라는 한글이 붙어 있다. UP의 U는 위쪽 두 토막과 아래 곡선으로 나뉘어 웃는 얼굴처럼 보인다

2014년 여름, 1인 출판사 왓썹북의 얼굴을 만들었다. 왓썹북은 소통의 매개로 책을 주목해 '소셜북'이라는 장르를 개척하는 출판사다. 우리는 출판사 이름의 인사말 'What's up'을 그대로 얼굴로 바꾸었다. UP의 U를 가로로 한 번 잘라, 위의 두 토막은 눈이 되고 아래 곡선은 웃는 입이 되게 했다. 글자 사이에서 작은 얼굴 하나가 "안녕, 잘 지내?" 하고 인사를 건넨다. 색은 먹 하나의 네 가지 농도로만 정해 어떤 종이, 어떤 인쇄에서도 같은 얼굴이 나오게 했다. 이 로고는 우리가 같은 무렵 함께 작업한 왓썹북의 두 소셜북, '동네북'과 '셀프소개팅북'의 표지에 찍혔다.

프로젝트  왓썹북 브랜드 디자인 (WHAT'S UP BOOK CI DESIGN)
의뢰  1인 출판사 왓썹북 (소셜북 출판)
작업  로고(CI), 표기 방식 다섯 가지, 색·서체 규정
기간  2014년 7월 ~ 9월 (v1.0 2014-07-25 → v1.4 2014-09-17)
서체  Helvetica Neue(영문), 나눔바른고딕(한글)
색  먹 한 가지의 네 농도: K100, K80, K50, K40
쓰인 곳  동시에 작업한 두 소셜북: 동네북 시험판(2014년 9월) 표지·뒤표지·포스터, 셀프소개팅북 시안 표지
디자인  별의별건축사사무소 (손영민)

설계의 변

인사를 건네는 출판사
왓썹북은 혼자 꾸리는 작은 출판사다. 이 출판사가 만드는 책을 '소셜북'이라고 부른다. 출판사는 첫 소셜북을 내며 이렇게 소개했다.

소셜북은 현실의 특정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책입니다. 한 공간에 모이는 소수의 사람들이 손으로 자신을 표현한 이야기가 모이는 책입니다.
— 왓썹북, 첫 소셜북 「SELF 소개팅북」의 출판사 소개에서

인터넷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과 말을 주고받지만, 정작 같은 동네, 같은 카페에 앉은 사람과는 인사 한 번 나누지 않는다. 왓썹북의 책은 그 사이에 놓인다. 카페 탁자 위에 놓인 책 한 권에 낯선 사람들이 손글씨로 자기를 소개하고, 다음 사람이 그 아래에 답을 단다. 책이 첫인사를 대신 건네는 셈이다.

출판사 이름이 이미 그 인사였다. 'What's up?'은 영어에서 가장 가벼운 인사다. 무슨 일 있어, 잘 지내, 하고 묻는 말. 우리가 할 일은 이 인사를 눈에 보이는 얼굴로 만드는 것이었다.

U를 한 번 자르다
로고는 WHATS, UP, BOOK 세 단어를 세 줄로 쌓은 네모난 덩어리다. 한가운데 줄의 U에 손을 댔다. U를 가로로 한 번 잘랐다. 그러자 위에 남은 두 짧은 토막은 두 눈이 되고, 아래의 둥근 곡선은 웃는 입이 되었다. 새로 그린 것은 없다. 글자 하나를 자르기만 했는데, 글자가 얼굴이 되었다.


WHATS, UP, BOOK을 세 줄로 쌓은 기본 로고. 맨 위 WHATS는 옅은 회색, 가운데 U는 가장 짙은 검정으로 웃는 얼굴이 되고 P는 중간 회색, 맨 아래 BOOK은 짙은 회색이다

글자로 얼굴을 그리는 일은 오래된 놀이다. 1982년 미국의 한 대학 게시판에서 처음 쓰였다는 :-) 는 고개를 왼쪽으로 기울여야 웃는 얼굴로 읽힌다. 한국 사람들이 쓰는 ^^ 는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바로 웃는다. 왓썹북의 U는 ^^ 쪽이다. 똑바로 선 얼굴이 글자 줄 한가운데서 정면을 보고 웃는다. 그래서 이 로고는 읽기 전에 먼저 마주친다. WHATS UP BOOK이라는 글자를 다 읽기 전에, 사람들은 가운데의 얼굴과 눈을 맞춘다.

서체는 일부러 표정이 없는 것을 골랐다. 영문은 Helvetica Neue, 한글은 나눔바른고딕이다. 둘 다 장식 없이 담담한 글꼴이다. 글자 전체가 웃으면 웃음이 흔해진다. 담담한 글자들 가운데 U 하나만 웃게 해, 그 작은 웃음이 더 또렷하게 보이도록 했다.

먹 하나의 네 가지 농도
색은 쓰지 않았다. 먹 하나를 네 가지 농도로 나누어 썼다. WHATS는 가장 옅은 K40, P는 K50, BOOK은 K80, 그리고 웃는 U만 가장 짙은 K100이다. 눈은 가장 짙은 곳에 먼저 간다. 그래서 이 로고를 보는 순서는 얼굴, 책, 인사 순이다. 웃는 얼굴을 먼저 보고, 그것이 책이라는 것을 알고, 마지막에 그 인사말을 읽는다.

옛 화가들은 먹 하나에 다섯 빛깔이 있다고 했다. 색을 덜어 내면 농담이 말을 한다. 먹 하나로 정한 데에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혼자 꾸리는 출판사는 책을 조금씩, 넉넉지 않은 예산으로 찍는다. 회색 판지 표지에도, 흰 스티커에도, 한 가지 색으로 찍는 포스터에도, 복사기로 뽑은 안내문에도 로고는 같은 얼굴로 나와야 했다. 먹 하나로 된 로고는 어디서나 같은 얼굴을 한다. 그리고 책의 색은 책에게 남겨 둔다. 동네북의 노란색이 그랬다.


CI 시트. 맨 위에 'CI 왓썹북 WHATSUPBOOK'과 'Design by 별의별사무소 (손영민)', 그 아래 기본 로고와 원형 로고의 먹 농도(K40·K50·K80·K100)와 서체, 맨 아래 다섯 가지 표기 방식이 네모 칸에 정리되어 있다

다섯 가지 쓰임
로고는 하나지만 놓일 자리는 여럿이다. 책의 앞표지와 뒤표지, 포스터, 그리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다음 책들. 그래서 다섯 가지 표기 방식을 정했다.

· 세 줄로 쌓은 기본형: 정사각형에 가까운 덩어리다. 넓은 여백 한가운데 두기에 어울린다.
· 원형: 검은 원 안에 세 줄을 흰 글자로 넣고, 원 밖에 한글 '왓썹북'을 붙였다. 도장처럼 찍히는 꼴이라 작게 써도 또렷하다.
· 윤곽선형: 글자의 테두리만 남겼다. 다른 그림 위에 겹쳐도 바탕을 가리지 않는다.
· 한 줄형: WHATSUPBOOK을 한 줄로 늘어놓고 가운데 U만 웃게 했다. 좁고 긴 자리에 어울린다.
· 한글 병기형: 두 줄로 줄이고 옆에 '왓썹북'을 나란히 적었다.
7월 25일의 첫 판(v1.0)에서 9월 17일의 판(v1.4)까지 네 번을 고쳤다. 이름은 BI에서 CI로 바뀌었고, 세 번째 칸의 작은 원형은 윤곽선형으로 바뀌었다. 그 사이에 여러 시안을 함께 늘어놓고 비교했다. 굵기를 바꾼 한 줄형 세 가지, 두 단어만 쌓은 형, 원 안의 글자 배치를 달리한 형. 결국 남은 것은 가장 단순한 다섯 가지였다.


v1.4 시트의 둘째 쪽. 다섯 가지 표기 방식 옆에 굵기를 달리한 한 줄형 세 가지, 'WHATS UP'만 두 줄로 쌓고 아래 작게 BOOK과 왓썹북을 단 형, 원 안 배치를 바꾼 원형 등 비교 시안들이 함께 놓여 있다

표지 귀퉁이의 낙관
우리는 왓썹북의 두 소셜북, '동네북'과 '셀프소개팅북'을 동시에 작업했고, 이 로고는 두 책에 함께 찍혔다. 2014년 가을에 나온 동네북 시험판을 보면, 두꺼운 회색 판지 표지 위에 노란 동네북 표시와 세로로 쓴 제목이 있고,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검은 원형 로고가 작게 찍혀 있다. 옛 그림의 낙관처럼, 다 그린 그림 한쪽에 조용히 찍은 이름이다. 뒤표지 오른쪽 아래에는 세 줄로 쌓은 기본형을 두었다.


동네북 시험판 앞표지. 두꺼운 회색 판지 위에 노란 표시와 세로로 쓴 '동네북' 제목이 있고,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검은 원형 왓썹북 로고가 찍혀 있다. 책 옆면으로 노란 속지가 보인다


동네북 시험판 뒤표지. 회색 판지 가운데에 짧은 글이 따옴표 사이에 있고, 오른쪽 아래에 세 줄로 쌓은 왓썹북 로고가 회색으로 찍혀 있다

동네북을 알리는 포스터에도 같은 원형 로고가 오른쪽 아래를 지킨다. 회색 종이 위에 연필로 그린 동네 그림이 깔리고, 큰 글씨로 "동네북을 찾아보자"라고 적었다. 문장 끝의 웃음 표시 :) 와 귀퉁이 로고의 U가 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


동네북 포스터. 연필로 그린 집, 사람, 나무 그림이 깔린 회색 바탕에 '동네북을 찾아보자'라는 큰 제목과 안내 문장이 있고, 오른쪽 아래에 원형 왓썹북 로고가 있다

로고는 나중에 웃는다
디자이너 폴 랜드는 로고가 자기가 상징하는 것의 질에서 의미를 얻는다고 했다. 로고가 회사를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로고를 좋게 만든다는 말이다. 왓썹북의 웃는 U도 그렇다. 2014년 여름에 이 얼굴은 그저 글자를 자른 놀이였다. 동네북이 카페 탁자 위에 놓이고, 몇 달 사이 낯선 사람들의 손글씨로 쪽마다 채워지면서, 이 작은 얼굴은 비로소 그 많은 첫인사의 얼굴이 되었다.

출판사의 얼굴을 만드는 일은 건물의 얼굴을 만드는 일과 다르지 않다. 둘 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일이다. 우리는 이후로도 가게와 집과 동네에서 같은 질문을 이어 갔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어떻게 웃어 보일 것인가.

자주 묻는 질문

Q. 왓썹북 브랜드 디자인은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A. 2014년 7월부터 9월까지 별의별건축사사무소의 손영민 소장이 디자인한 1인 출판사 왓썹북의 로고(CI)입니다. 왓썹북은 낯선 사람들을 손글씨로 이어 주는 '소셜북'을 만드는 출판사이고, 이 로고는 같은 무렵 함께 작업한 소셜북 '동네북'과 '셀프소개팅북'에 쓰였습니다.

Q. 로고의 웃는 얼굴은 어떻게 만들었나요?
A. WHATS, UP, BOOK을 세 줄로 쌓고, 가운데 UP의 U를 가로로 한 번 잘랐습니다. 위에 남은 두 짧은 토막이 눈이, 아래 곡선이 웃는 입이 됩니다. 새로 그린 선 없이 글자 하나를 잘라 출판사 이름의 인사말 'What's up'을 웃는 얼굴로 바꾸었습니다.

Q. 왜 색을 쓰지 않고 회색으로만 만들었나요?
A. 먹 하나를 K40, K50, K80, K100 네 농도로 나누어, 웃는 U를 가장 짙게 두고 나머지 글자를 옅게 했습니다. 보는 눈이 얼굴부터 찾게 하려는 것입니다. 또 작은 출판사가 회색 판지 표지, 스티커, 한 가지 색 포스터, 복사한 안내문처럼 어떤 종이와 인쇄에서도 같은 얼굴을 낼 수 있게 하고, 책의 색은 책에게 남겨 두려 했습니다.

Q. 로고는 어떤 형태로 쓰이나요?
A. 세 줄로 쌓은 기본형, 검은 원 안에 넣은 원형, 테두리만 남긴 윤곽선형, 한 줄로 늘어놓은 한 줄형, 한글 '왓썹북'을 나란히 적은 병기형 다섯 가지입니다. 동네북 시험판에서는 앞표지 귀퉁이에 원형을, 뒤표지에 기본형을, 포스터에 원형을 썼습니다.

Q. 건축사사무소가 왜 출판사 로고를 디자인했나요?
A. 별의별건축사사무소는 문을 연 무렵부터 왓썹북과 소셜북 '동네북'을 함께 만들며 편집과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방식을 고민하는 일은 책에서도 건물에서도 같다고 보았고, 출판사의 얼굴을 만드는 일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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