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은 무엇입니까?

지구라는 별 위에, 당신만의 소중하고 빛나는 별을 함께 짓습니다.
별의별건축사사무소는 2014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작해
단독·협소주택과 한옥, 다가구, 풀빌라 펜션, 카페·상업시설의 설계와 인테리어,
공유주택 기획·운영까지 대안적인 삶을 담는 공간을 만듭니다.







필운동 한옥

PILUN-DONG HANOK

마당을 집 안으로 들인 서촌의 작은 한옥


위에서 내려다본 필운동 한옥. 서촌의 기와지붕들 사이에 나무 창호를 단 작은 한옥이 앉아 있다

서울 종로구 필운동(서촌)의 한옥지정구역에 지은 연면적 67㎡의 단층 한옥 단독주택이다. 별의별건축사사무소가 2024년 4월부터 설계와 감리를 맡았고, 2026년 7월 준공했다. 좁은 땅에서 한옥이 가진 '마당과 방의 연속'을 잃지 않기 위해, 마당을 집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이고 바닥의 높이와 켜를 여러 겹으로 나누어 작은 집 안에 깊이를 만들었다.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필운동 (서촌, 경복궁서측 지구단위계획구역 한옥지정구역)
용도  단독주택(한옥)
대지면적  115.7㎡
연면적  67.47㎡
규모·구조  지상 1층, 한식목구조(더글라스퍼 기둥·도리), 한식 그을림기와
최고높이  5.49m
설계·감리  별의별건축사사무소 (박소영, 손영민, 최샘이)
설계 기간  2024.04 – 2025.02
공사 기간  2025.03 – 2026.07
준공  2026년 7월

설계의 변

겉은 한옥, 속은 아파트인 집을 짓고 싶지 않았다
요즘 새로 짓는 한옥은 대개 두 개의 집이다. 기와와 기둥으로 된 바깥 집, 그리고 그 안에 들어앉은 아파트 같은 실내. 두 디자인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집은 오래 보아도 정이 들지 않는다. 우리가 이 집에서 붙든 질문은 하나였다. 한옥은 지금 사람의 삶 속으로 어떻게 들어와야 하는가.

한옥의 진짜 공간은 안이 아니라 '사이'에 있다

위에서 내려다본 필운동 한옥과 이웃 한옥들. 기와지붕 한가운데에 작은 중정이 네모나게 열려 있다

한옥은 방 하나하나보다 방과 마당이 번갈아 이어지는 흐름에서 매력이 나온다. 높이와 깊이가 끊임없이 바뀌고, 안에 있으면서도 바깥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서촌의 이 땅은 115㎡. 이웃집 담장과 맞닿은 좁은 대지에서 한옥에게 넉넉한 마당을 내어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했다. 모자란 바깥을 안으로 끌어들이고, 안을 바깥으로 넓히기로 했다. 집의 한가운데에 작은 중정을 두고, 주방과 거실, 서재, 두 개의 침실이 그 마당을 둘러서도록 했다. 마당은 집 안으로 들어와 길이 되고, 길은 다시 마당이 되고, 실내의 한 켠은 툇마루가 되어 바깥으로 이어진다. 원래 한옥에서 사람들이 마당을 빙 돌아 이 방 저 방으로 건너가던 그 동선을, 지붕 아래로 옮겨 온 것이다.


계획 단계 렌더. 집 한가운데의 작은 중정. 나무 한 그루를 가운데 두고 툇마루와 창호가 마당을 둘러싼다

곱창 뒤집기처럼
곱창을 뒤집어 손질하듯, 우리는 집을 뒤집었다. 마당은 집 안으로 들어오고, 유리 덧창은 바깥으로 밀려난다. 그러자 바깥이던 곳이 안이 되고, 안이던 곳이 바깥이 된다.


계획 단계 렌더. 화장실 쪽 복도에서 거실 방향으로 본 모습. 창호 너머의 중정이 길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온다

이 생각은 옛 한옥의 툇마루에서 시작했다. 툇마루는 방 앞에 놓인 마루, 방과 마당 사이에 걸친 바깥의 자리였다. 근대에 들어 사람들은 그 툇마루 앞에 유리문을 달았고, 바깥이던 마루는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한옥이 스스로 겪어 온 이 변화를 설계에 옮겨 보았다.


렌더 이미지. 유리 덧창과 방 사이를 따라 이어지는 마루. 집 안에 들어온 툇마루이자 모든 방을 잇는 길

창과 방 사이에 툇마루 같은 자리를 두고, 그 앞에 쪽마루를 한 켜 더 내었다. 유리 덧창 안쪽에 툇마루가 들어앉은 셈이다. 이 자리는 집의 모든 방을 잇는 순환 동선이 되고, 마당을 집 안으로 넓히며, 방 앞에 숨을 돌릴 여유를 만든다. 방이면서 길이고, 툇마루이면서 마당의 연장인 공간. 좁은 땅에서 한옥의 마당을 지켜 낸 방법은, 마당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집을 뒤집는 것이었다.


창호 문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집 안의 마루. 모든 방을 잇는 길이다


방에서 바라본 중정. 활짝 연 문 너머로 햇빛 든 작은 마당과 맞은편 창호가 보인다

중정에 서서 올려다보면, 처마가 하늘을 네모나게 오려 낸다. 작은 마당이지만, 하늘만큼은 온전히 이 집의 것이다.


중정에서 올려다본 하늘. 창호 문들이 작은 마당을 둘러싸고, 기와 처마 사이로 하늘이 네모나게 열린다

현관이 없는 현관

렌더 이미지. 골목의 진입마당에서 중정으로 이어지는 길. 바깥 같은 안을 지나 집으로 들어간다

한옥에는 원래 현관이 없다. 그래서 현대의 한옥은 늘 현관을 어디에 붙일지 고민하고, 어디에 붙여도 어색하다. 우리는 현관을 위한 방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골목에서 들어서면 바깥 같은 안, 마당이 지붕 아래로 연장된 자리에 먼저 닿는다. 그곳에서 신을 벗고 집 안으로 퍼져 들어간다. 마당을 지나 방으로 들어가던 오래된 습관을, 실내의 경험으로 옮긴 것이다.

좁지만 깊은 집

렌더 이미지. 곡선 벽을 따라 이어지는 복도. 여러 겹의 벽과 창이 작은 집에 깊이를 만든다

작은 집을 크게 느끼게 하는 방법은 면적이 아니라 켜에 있다. 우리는 바닥의 높이를 여러 단으로 나누어, 골목에서 진입마당으로 오르고, 다시 실내로 오르고, 중정으로 내려서도록 했다. 벽은 곧게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휘어지며 공간을 다음 공간으로 넘겨준다. 크고 작은 공간을 구석구석 배치하고, 시선이 한 번에 끝나지 않도록 마당과 방과 창을 겹쳐 놓았다. 걸을 때마다 집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것, 그것이 이 작은 한옥이 가진 깊이다.

빛을 먼저 놓았다

렌더 이미지. 창호를 지나 실내로 들어오는 낮의 빛

배치를 정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빛이었다. 사람이 사는 집에서 빛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아침의 빛, 한낮의 빛, 늦은 오후의 빛이 중정과 창호를 지나 서로 다른 얼굴로 집 안에 들어오도록 방의 자리를 잡았다.

기계를 감추는 창호지의 살결

렌더 이미지. 긴 식탁이 놓인 주방과 거실. 가구와 벽을 하나의 스킨으로 감싸 기계를 감췄다


계획 단계 렌더. 창호지를 걷어 낸 주방과 긴 식탁. 창살 너머로 바깥의 빛과 풍경이 들어온다

주방은 아파트 주방의 기억을 지우는 데 집중했다. 가구와 벽을 하나의 스킨으로 감싸고,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낯선 기계들은 같은 무늬 뒤로 숨겼다. 그 스킨에는 창호지의 따뜻한 질감을 골랐다. 맨 페인트 벽보다 나무와 기와, 회벽과 훨씬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화려함보다는 단아함,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는 한옥. 모던한 생활과 나란히 놓여도 어색하지 않은 한옥을 원했다.

요새이자 사색 공간

서촌 골목에서 본 필운동 한옥의 대문. 골목 쪽으로는 나무 대문과 담으로 조용히 닫혀 있다


골목에 면한 필운동 한옥의 옆모습. 나무 창호 아래로 돌과 전돌을 쌓은 벽과 화강석 기단이 이어진다

이 집은 골목에서 크게 말하지 않는다. 바깥으로는 담과 기와로 조용히 닫혀 있고, 안으로 들어서면 마당을 향해 크게 열린다. 집주인은 이 집을 "나의 요새이자 사색 공간"이라고 했다.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고요한 시간을 아끼는 사람에게, 집은 세상으로부터 지켜 주는 요새이면서 동시에 생각이 멀리 갈 수 있는 방이어야 했다. 닫힌 바깥과 열린 안, 우리는 그 두 가지를 한 채의 한옥 안에 함께 담고 싶었다.

땅을 건드리지 않는 기초

단면도. 욕실에서 현관과 마루를 지나 주방과 거실까지, 복도를 따라 길게 자른 단면. 기존 지반 위로 기단을 올리고 지중보와 슬래브로 기초를 세웠다

골목의 한옥들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다. 땅을 깊이 파 내려가면 이웃집의 담과 기단이 흔들릴 수 있고, 그만큼 걱정과 민원도 커진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 바닥을 깊이 파내지 않고, 그 위로 기단을 올려 기초를 세웠다. 기초는 한국패시브건축협회가 표준주택에 쓰는 지중보 방식을 한옥에 맞게 고친 것이다. 벽과 기둥이 내려오는 자리마다 폭 300mm의 지중보를 돌려 모든 기둥을 잇고, 그 위를 철근을 위아래로 넣은 두께 200mm의 슬래브(SOG)로 덮었다. 대지 안의 높이 차이가 커서 지중보의 깊이를 960mm와 660mm, 두 구역으로 나누었고, 지중보 사이는 흙 대신 토목용 EPS로 채웠다.

이 방식은 여러모로 이 땅에 맞았다. 건물의 무게는 지중보를 거쳐 땅으로 내려가고, EPS는 흙을 대신해 빈자리를 채울 뿐이라 흙보다 훨씬 가볍다. 기존 지반에 얹히는 무게가 줄고, 흙처럼 켜켜이 다지지 않아도 가라앉을 걱정이 없으며, 슬래브 아래에 빈 공간이 생기지도 않는다. 기초 테두리를 먼저 치고 흙을 되메운 뒤 다시 콘크리트를 붓는 대신, EPS를 깔고 철근을 엮어 한 번에 타설하니 장비와 인력도 줄었다. 협회는 이 방식을 매트기초의 효과를 내면서 공사비를 낮추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기초 형식은 협회의 자문과 구조기술사의 검토를 거쳐 정했다.

숨 쉬는 벽
한옥의 벽은 나무가 숨을 쉬어야 오래간다. 그런데 겨울에 춥지 않으려면 벽을 빈틈없이 막아야 한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함께 풀기 위해 벽을 기둥보다 두껍게 만들었다. 실내 쪽에 방습층을 두고, 벽체를 경질우레탄폼 50mm와 연질우레탄폼 90mm로 겹쳐 채운 뒤, 그 바깥에 투습방수지와 통기층(레인스크린)을 두었다. 화방벽 아래 통기관으로 들어온 바깥 공기가 이 틈을 타고 올라 창호 아래로 빠져나가면서, 외벽에 스며든 습기를 말린다. 고인 물기는 통기관으로 흘러나간다. 벽 안에 바람길을 둔 한옥은 아직 흔치 않다.

처음 계획은 달랐다. 셀룰로오스 단열재에 가변형 방습지와 투습방수지를 더하려 했지만, 한옥의 경사진 지붕과 서까래 사이에서는 시공이 너무 까다로웠다. 그래서 한국패시브건축협회와 의견을 나누며 대안을 찾았고, 그 답이 성질이 다른 두 우레탄폼을 겹치는 방식이었다. 실내 쪽의 경질폼은 습기를 막는 방습층이 되고, 바깥쪽의 연질폼은 나무의 수축과 팽창을 따라 움직인다.


벽체 상세도. 진입마당 쪽 화방벽. 파란 화살표가 벽 속의 바람길이고, 색을 칠한 단열재는 벽에서 기초와 바닥까지 끊기지 않게 이어진다. 안쪽부터 석고보드, OSB 합판, 방습층, 우레탄폼 단열 140mm, OSB 합판, 투습방수지, 통기층, 아쿠아패널, 화방벽 순서로 쌓았다

벽과 바닥, 기초가 만나는 모서리는 단열이 가장 끊기기 쉬운 곳이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단열이 끊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디테일을 풀었다. 벽 속의 우레탄폼 단열은 토대 아래에서 장대석 뒤와 기초 바깥을 감싸는 압출법단열재(XPS)로 이어지고, 바닥 밑의 비드법단열재(EPS)는 벽을 따라 바닥 마감 높이까지 치켜 올려 벽 단열과 맞물리게 했다. 방습층도 같은 생각으로, 주춧돌을 포함한 하부 전체를 비닐로 둘러싸고 이음마다 테이프를 붙여 한 겹으로 이어지게 했다.

함께 만든 집

렌더 이미지. 서까래와 도리가 드러난 한식 목구조 지붕 아래의 실내

기둥과 도리는 대목수의 작업장에서 모형으로 먼저 맞춰 보았고, 지붕의 추녀와 합각, 장혀의 치수를 하나하나 함께 정했다. 오래된 한옥의 구법 위에 팽창테이프와 기밀테이프, 방습층과 단열을 더해,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습하지 않은 한옥을 만들고자 했다. 땅 밑의 시간도 살폈다. 매장유산 유존지역이라 착공 전에 시굴조사를 거쳤고, 여러 차례의 한옥 심의와 건축위원회 심의를 지나며 골목과 이웃 한옥, 근처의 오래된 가옥과 어울리는 모습을 다듬었다.

이 집은 크지 않다. 그러나 마당이 방이 되고, 방이 다시 마당이 되는 이 작은 순환 안에서, 우리는 한옥이 지금의 삶과 만나는 하나의 방법을 찾고 싶었다. 한옥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자주 묻는 질문

Q. 서촌 한옥지정구역에서는 어떤 집을 지을 수 있나요?
A. 경복궁서측 지구단위계획의 한옥지정구역에서는 기둥과 보가 목구조이고 한식 지붕틀을 갖춘 한옥만 지을 수 있습니다. 이 집은 지상 1층, 높이 5.49m의 한식목구조로 지었고, 건축선과 주차, 대지 안의 공지 등은 한옥 완화 규정을 적용받았습니다.

Q. 작은 땅에서 한옥의 마당은 어떻게 만들었나요?
A. 대지 바깥에 넓은 마당을 두는 대신, 집의 한가운데에 중정을 두고 방들이 그 마당을 둘러싸도록 했습니다. 마당과 툇마루, 실내 동선이 하나로 이어지게 해 작은 면적에서도 마당과 방이 번갈아 나타나는 한옥의 공간감을 살렸습니다.

Q. '곱창 뒤집기처럼' 설계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A. 별의별건축사사무소가 이 집의 설계 개념을 부른 말입니다. 곱창을 뒤집듯 집의 안과 밖을 뒤집는다는 뜻입니다. 마당을 집 안으로 들이고 유리 덧창을 바깥으로 밀어내, 바깥이던 곳이 안이 되고 안이던 곳이 바깥이 되는 역전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좁은 대지에서도 한옥의 마당 경험을 지키기 위한 방법입니다.

Q. 이 한옥에서 툇마루는 어떻게 쓰였나요?
A. 근대 한옥이 툇마루 앞에 유리문을 달아 마루를 실내로 들였던 변화를 설계에 적용했습니다. 유리 덧창과 방 사이에 툇마루 같은 자리를 두고 그 앞에 쪽마루를 더해, 집 안에 툇마루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습니다. 이 마루는 모든 방을 잇는 순환 동선이자 마당이 확장된 공간이고, 방 앞의 여유 공간이기도 합니다.

Q. 한옥에 현관은 어떻게 두었나요?
A. 별도의 현관 방을 만들지 않고, 진입마당이 지붕 아래로 연장된 '바깥 같은 안'에서 신을 벗고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마당을 지나 방으로 들어가던 한옥의 습관을 실내로 옮긴 방식입니다.

Q. 한옥인데 춥지 않나요?
A. 벽과 지붕 모두 성질이 다른 두 가지 우레탄폼을 겹쳐 단열했습니다. 처음에는 셀룰로오스 단열재와 가변형 방습지, 투습방수지를 계획했지만, 한옥의 지붕과 서까래에서는 시공이 어려워 그 대안으로 찾은 방식입니다. 실내 쪽에는 습기를 막는 경질우레탄폼 50mm를 먼저 뿜어 방습층 역할을 하게 하고, 그 바깥에 나무의 수축과 팽창을 따라 움직이는 연질우레탄폼을 더했습니다. 벽체는 경질 50mm와 연질 90mm를 합쳐 단열재만 140mm이고, 벽을 기둥보다 두껍게 만들어 바깥쪽에 통기층을 두었습니다. 지붕은 개판 위에 같은 방식으로 단열했고, 기와 사이의 틈이 통기 역할을 하므로 따로 통기층을 두지 않았습니다. 기둥과 도리, 문선 같은 목구조의 맞춤 부위에는 팽창테이프와 기밀테이프를 써서 틈새로 새는 바람을 막았습니다. 벽과 바닥, 기초가 만나는 모서리에서도 단열이 끊기지 않도록, 벽 단열을 기초 바깥의 압출법단열재와 바닥 밑의 비드법단열재에 이어지게 디테일을 풀었습니다. 기밀을 이만큼 높인 집에는 환기 계획도 따라야 하기에, 열을 되살리며 환기하는 전열교환기도 오랫동안 협의했습니다. 결국 비용 문제로 설치하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기밀과 단열에 공을 들인 집입니다.

Q. 한옥의 기초는 어떻게 만들었나요?
A. 이웃 한옥과 맞닿은 좁은 대지라 땅을 깊이 파지 않고, 기존 지반 위로 기단을 올려 기초를 세웠습니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가 표준주택에 쓰는 지중보 방식으로, 폭 300mm의 지중보가 모든 기둥과 벽 아래를 잇고 그 위를 두께 200mm의 철근콘크리트 슬래브(SOG)가 덮습니다. 대지 안의 높이 차이가 커서 지중보 깊이를 960mm와 660mm 두 구역으로 나누었습니다. 지중보 사이는 흙 대신 가벼운 토목용 EPS로 채워 다짐과 침하 걱정을 덜고, 콘크리트를 한 번에 타설해 공사비를 줄였습니다. 바닥 단열은 슬래브 위에 따로 깔아, 거실과 방 바닥에는 EPS 단열재 270mm가 들어갔습니다.

Q. 67㎡ 한옥에는 어떤 방들이 들어가나요?
A. 침실 두 개와 욕실 두 개, 거실 겸 주방, 서재를 중정 둘레에 두었습니다. 바깥으로는 조용히 닫고 안으로는 중정을 향해 열어, 머무는 사람의 시간을 지켜 주는 '요새이자 사색 공간'이 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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